
알베르 카뮈의 사상을 탐구하는 에세이가 <시지프스의 신화>였다면, <이방인>은 그의 사상을 소설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두가지 책을 꼭 같이 읽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혹시 별 감흥이 없었다면, <시지프스의 신화>를 읽고 <이방인>을 다시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나는 그렇게 읽었을 때 또 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책 소개
<이방인>은 알베르 카뮈의 대표작이자 부조리 철학을 가장 문학적으로 구현한 소설이다. 작품은 알제리에 살고 있는 평범한 회사원 뫼르소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어머니의 죽음 앞에서도 슬픔을 드러내지 않았던 뫼르소는 우연한 사건을 계기로 한 아랍인을 살해하게 된다. 이후 재판이 진행되지만, 사람들은 살인 자체보다도 장례식에서 눈물을 흘리지 않았던 그의 태도와 사회적 규범에 무심했던 모습에 더 큰 문제를 제기한다.
뫼르소는 세상이 요구하는 감정과 가치관에 쉽게 동조하지 않는다. 사랑, 종교, 도덕, 미래에 대해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채 현재를 살아간다. 결국 그는 사회가 정한 기준에 부합하지 못하는 '이방인'으로 취급받게 된다.
<이방인>은 단순한 범죄 소설이 아니다. 카뮈는 뫼르소라는 인물을 통해 인간이 의미를 찾고자 하는 욕망과,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 세계 사이의 충돌을 그려낸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삶의 부조리와 인간의 자유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철학적 밀도가 매우 높은 작품으로, 카뮈의 사상을 처음 접하는 독자라면 <시지프스의 신화>와 함께 읽기 좋은 대표작으로 꼽힌다.


감상
처음 <이방인>을 읽었을 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답답함이었다. 별다른 의지 없이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듯한 주인공 뫼르소는 무기력하고 냉소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그가 결국 사형을 받아들이는 모습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마지막 순간 세계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되면서도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다시 책을 읽었을 때, 비로소 내가 왜 뫼르소에게 불편함을 느꼈는지 알게 되었다. 나는 끊임없이 세상의 기준으로 그를 판단하고 있었던 것이다. 왜 그런 사람을 도와주었을까, 왜 조금이라도 더 살기 위해 발버둥 치지 않을까. 나는 나도 모르게 더 나은 삶과 더 옳은 선택을 상정한 채, 소설 속 인물에게까지 그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두 번째로 읽은 <이방인>에서 보인 것은 무기력한 남자가 아니라, 누구보다 치열하게 '이방인'으로 살아가려는 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그 길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고독한 여정이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뫼르소는 타인에게 이해받는 삶보다,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 속에서 평온을 찾는 경지에 도달한다.
결국 그는 <시지프 신화>에서 카뮈가 이야기한 부조리한 인간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삶의 부조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회가 강요하는 절대적 가치에 끝까지 순응하지 않는 자유로운 인간 말이다. 어쩌면 <이방인>은 그러한 자유에 도달하는 과정을 그린 소설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자유는 결코 낭만적이지 않지만, 한편으로는 경건함마저 느끼게 한다.
<이방인> 속 아래 문장은 카뮈의 사상을 가장 아름답게 압축한 문장처럼 다가온다.
나는 처음으로 세계의 정다운 무관심에 마음을 열고 있었던 것이다.
세계가 그토록 나와 닮아서 마침내 형제 같다는 것을 깨단자,
나는 전에도 행복했고, 지금도 여전히 행복하다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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